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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낙서장 2024. 3. 2. 21:18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 사람들을 바보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멍청하면 눈에 보이지도 않고, 제대로 증명도 안 된 저런 걸 덥석덥석 믿을까. 별 시덥잖은 인간이 잰체하며 단상에 서서 일장연설 떠드는 게 그냥 믿겨지나? 그걸 믿는 그 사람들의 뇌 구조를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 나는 신의 존재도 안 믿는 사람이긴 하다. 근데 곰곰 생각해보면, 세상 모든 것들이 의미부여와 인간들의 맹목적인 믿음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것이다. 예를 들면, 돈. 돈은 지폐나 동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결국 화폐제조를 담당하는 기관이 찍어내는 한낱 숫자일 뿐이며, 우리는 숫자에 돈이라는 의미부여를 했을 뿐이다. 이 숫자를 세상 사람 모두가 돈이라고 생각하자고 약속을 한 것 뿐이다. 인간은 말 그대로 돈을 창조해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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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 여행 5,6,7다녀오고 뭐라도 남기는 글/2023 호주 2023. 5. 26. 15:02
코로나에 (또) 걸렸다. 이번 코로나는 확실히 세다. 첫날, 둘째날엔 열이 펄펄 끓고 심박수 130까지 찍더니 이젠 가래 파티에 콧속 머릿속에 있는 체액 때문에 잠이 안 온다. 머리가 지끈지끈하고, 코를 암만 풀려고 해도 코가 안 나와 하루종일 입을 헤-벌린채로 숨쉬고 있다. 목소린 다 쉬었고, 피곤해서 잠은 오는데, 아파서 잠에 잘 못든다. 여튼 이렇게 골골대는 중에 ICU, CCU 인터뷰도 봤는데 다 붙어버렸다. 으히히히 전엔 나 뽑아주는 데 없다고 울면서 제발 어디든 받아만 주세요 했는데, 경력이 좀 쌓이니까 역시 갈 데가 많이 생긴다. 길고 긴 터널같은 시간들을 버텨낸 보람이 있다. 그래서 내 결정은 어디냐면...!!!! ICU다. CCU도, 수술실도 가고싶었고, 주 이동도 고려했었는데 일단 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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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 여행 4다녀오고 뭐라도 남기는 글/2023 호주 2023. 5. 14. 13:51
Day 4. 야심차게 챗GPT가 짜준 여행 계획대로 잘 나가다가 날씨 때문에 약간의 차질이 생겼다. 친구와 나는 계획을 바꾸어 렌트카를 빌려 마가렛 리버를 가기로 한다. 마가렛 리버는 시내에서 차로 약 3시간 반 정도 떨어진 곳인데 구글 리뷰를 보니까 바닷가에서 가오리가 많이 나온다고 함. 야생 가오리… 좀 무섭지만… 그래도 보고싶음!!!! 렌트카를 빌리러 공항까지 가야해서 우버를 불렀는데 우버 기사가 나시티를 입고 나타나 친구와 난 좀 깜짝 놀랐다^^ 체감온도 5도, 이 엄동설한에 과감하게 나시티를! 암튼 우여곡절 끝에 공항에 도착하여 벤츠 SUV 키를 받아들었다. 벤츠 SUV를 고집했던 친구는 공항 주차장을 빠져나가는데도 한참이 걸렸다. 왜냐면 기어 변속하는 게 뜬금없이 핸들 우측(보통 우측은 깜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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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 3다녀오고 뭐라도 남기는 글/2023 호주 2023. 5. 12. 03:18
셋째 날은 친구가 인스타에서 핫하다는 블루보트 하우스 있다며 거기에 가보자고 했다. 헌데 아직도 이 장소가 왜 유명한지는 검색해봐도 딱히 잘 모르겠다. 단순히 사진이 예쁘게 나오기 때문이란 이유인가? 사람들이 여기서 사진 찍겠다고 긴 줄도 서는 것 같던데 도저히 모를 일이다. 왜??????? 정말 인생샷 건지는 이유가 다인 거야?????? 몇백 년 전에 지어져서 안에서 백골이 출토되고 그런 숨겨진 이야기는 없는 거야?????? 저거 외엔 주변에 아무것도 볼 것이 없다. 난 이제 인스타그래머도 아니고, 친구도 나도 인생샷 남기기에 열심인 타입이 아닌 아웃사이더들이라 사진만 대강 찍고 나왔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 하나 못 남겼지만 미련없이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이번엔 The Mint로 향했다. 조폐국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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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 여행 1,2다녀오고 뭐라도 남기는 글/2023 호주 2023. 5. 8. 23:43
누가 먼저 꺼낸 얘긴지 기억은 안 나지만 몇개월 전에 친구와 퍼스 여행을 계획했더랬다. 퍼스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쿼카, 광산, 골드러쉬 뿐이었지만 나에겐 귀얌둥이 쿼카 하나만으로도 퍼스에 방문할 이유는 차고 넘쳤다. https://youtu.be/uzfFItqjEis저 조그만 손으로 나뭇잎을 옴뇸뇸 먹는데...!!!!! 어떻게 돌고래 소리를 내지 않고 배길 수 있을까!!!! 진심으로 내 퍼스 여행 이유의 8할은 쿼카와 셀피를 찍기 위함이었다. 아무튼 퍼스로 떠나기 전날, 나와 함께 멋진 할망구가 되어가는 친구(생일은 이미 일주일이나 지남….ㅋ)를 위해 샐러드, 파스타, 스테이크 등등을 손수 만들어 대접했다. 풍선도 불고 케이크도 사고 반짝이 숫자 초도 샀다. 여기서는 구하기도 힘든 무려 자색 고구마 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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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낙서장 2023. 4. 24. 02:54
-나이 낭낭히 먹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힘든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새로운 환경을 접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버리한 초짜인 자신'을 못견디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닐까. 무슨 일을 하든지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들고, 익숙해질 때까지 당연히 실수도 잦고, 그럼 타인에게 민폐가 될 수 있고, 그 불편한 상황을 견뎌내야 비로소 사람들이 말하는 1인분을 해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들과 부대껴가며 나 한 몸이라도 먹여 살려보겠다고 사회생활 하는 행위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하루를 평소처럼 무탈하게 보낸 것만해도 난 엄청난 칭찬을 받을 자격이 있다! -오늘 문득 노티하면서 느낀 건데, 예전엔 지엽적인 것들 밖에 볼 줄 몰랐다면 지금은 그래도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왜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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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낙서장 2023. 4. 4. 23:59
한국에서 돌아온 지 이틀 째다. 평생 안 그럴 줄 알았던 내가 이젠 가족이 그립고, 애틋하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1년에 한 번 정도만 보니까 특히 부모님 나이드는 것을 매번 실감하게 되는데 (물론 나도 딱 그만큼 늙음), 이번 방문으로 느낀 점은 엄마의 운전 실력이 이젠 좀 간당간당 하지 않나 싶고, 위생관념이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으며, 청력도 안 좋아졌고, 배가 더 나오고 다리는 더 말랐다는 것. 최근에 오랫동안 키웠던 강아지 두 마리를 차례대로 보내고 엄마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남은 강아지 두 마리는 보는 내가 정신 없을 정도로 엄청 깨발랄했는데 전보다 훨씬 얌전해졌다. 엄마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실언을 좀 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못했고 절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