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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워커홀릭
    낙서장 2021. 3. 29. 02:24

    이틀 전, 화이자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쳤다. 내 주변 사람들만 봐도 백신 종류에 상관없이 다들 면역반응을 꽤 심하게 겪던데 나는 왜 펄펄 끓는 열도 없고 참을만 한건지, 혹시 내가 모르는 사이 코로나 이미 한번 앓고 지나간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 그래도 완전 쌩쌩한 것은 아니라 두통과 전반적인 쇠약감 때문에 파나돌을 두어차례 먹어야 하긴 했다. 하지만 약 먹자마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팔팔해져서 매우 열심히 일함. 어렸을 땐 티비에 나오는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말라 빠져서 어디 한 번 크게 아파보는 게 평생의 소원이었는데, 지금은 내 타고난 체력과 건강한 몸에 정말 감사한다.




    친구 웨딩디너 초대받아 배터지게 먹고 집에 오는 길에 영화같은 하늘.
    사실 이 약속 2시간 전에 친구들과 오랜만에 모여 떡볶이, 계란찜, 치킨, 팥빙수를 우걱우걱 먹고 간 터라 호텔부페를 휩쓸지 못해 너무 아쉬웠다. 나도 전에 가봐서 알지만 진짜 맛있는 부페인데... 다음에 또 시간 내서 가야지.




    이 나라는 구내식당이 잘 안 갖춰진 곳이 태반이라 사람들이 점심으로 집에서 만들어 온 손바닥만한 샌드위치를 먹거나 어제 만들어 먹고 남은 다 식어빠진 퉁퉁 불은 파스타를 먹거나 하는데, 우리 회사는 이렇게 잘 차려주는데 가격도 괜찮고 양도 많고. 정말 바람직하다.



    이제 어엿한 파라메딕으로 일하는 친구. 잘가라.





    최근 9일 연속 10시간 일했더니 통장 잔고가 확 늘어났고 너무 신나서 앞으로 시프트도 다 잡아버렸다. 친구들이 아주 워커홀릭 다 됐다며 걱정하길래 도박, 게임, 약물 중독보다야 이왕 중독인 거 일 중독이 그나마 나은 거 아니냐, 남는 거라도 있지, 난 돈 모아서 빨리 집 살 거다 했더니 맞는 말이라며.

    5년 전 일기를 봤는데 그땐, 집 산다고 은행 대출 이자 갚느라 노동에 매여사는 노동자들을 한심하게(?) 보곤 했다. 한심이라기 보다는 난 저렇게 안 살 거야. 돈 때문에 자유를 박탈 당하느니 돈 없어도 하고싶은 것을 하고 자유롭게 살 거야라고 생각했다. 난 그때 뭐가 그렇게 하고싶었던 걸까? 대충 공부나 여행이었던 것 같은데 아이러니하게도 다 돈 없이는 할 수 없는 활동들이다. 난 그렇게까지 부유해본 적이 없어서 일단 한번 내 집 장만 해본 다음에, 이 이상되면 개인의 행복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월 800만 원 한번 벌어본 다음에 다시 생각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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