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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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낙서장 2024. 3. 2. 21:18
사이비 종교에 심취한 사람들을 바보라고 생각했다. 얼마나 멍청하면 눈에 보이지도 않고, 제대로 증명도 안 된 저런 걸 덥석덥석 믿을까. 별 시덥잖은 인간이 잰체하며 단상에 서서 일장연설 떠드는 게 그냥 믿겨지나? 그걸 믿는 그 사람들의 뇌 구조를 이해할 수 없었다. 사실 나는 신의 존재도 안 믿는 사람이긴 하다. 근데 곰곰 생각해보면, 세상 모든 것들이 의미부여와 인간들의 맹목적인 믿음으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것이다. 예를 들면, 돈. 돈은 지폐나 동전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결국 화폐제조를 담당하는 기관이 찍어내는 한낱 숫자일 뿐이며, 우리는 숫자에 돈이라는 의미부여를 했을 뿐이다. 이 숫자를 세상 사람 모두가 돈이라고 생각하자고 약속을 한 것 뿐이다. 인간은 말 그대로 돈을 창조해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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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념낙서장 2023. 4. 24. 02:54
-나이 낭낭히 먹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힘든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새로운 환경을 접했을 때 '아무것도 모르는 어리버리한 초짜인 자신'을 못견디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 아닐까. 무슨 일을 하든지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들고, 익숙해질 때까지 당연히 실수도 잦고, 그럼 타인에게 민폐가 될 수 있고, 그 불편한 상황을 견뎌내야 비로소 사람들이 말하는 1인분을 해내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사람들과 부대껴가며 나 한 몸이라도 먹여 살려보겠다고 사회생활 하는 행위가 저절로 되는 것이 아니다. 하루를 평소처럼 무탈하게 보낸 것만해도 난 엄청난 칭찬을 받을 자격이 있다! -오늘 문득 노티하면서 느낀 건데, 예전엔 지엽적인 것들 밖에 볼 줄 몰랐다면 지금은 그래도 큰 그림을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 왜 이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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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심낙서장 2023. 4. 4. 23:59
한국에서 돌아온 지 이틀 째다. 평생 안 그럴 줄 알았던 내가 이젠 가족이 그립고, 애틋하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1년에 한 번 정도만 보니까 특히 부모님 나이드는 것을 매번 실감하게 되는데 (물론 나도 딱 그만큼 늙음), 이번 방문으로 느낀 점은 엄마의 운전 실력이 이젠 좀 간당간당 하지 않나 싶고, 위생관념이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으며, 청력도 안 좋아졌고, 배가 더 나오고 다리는 더 말랐다는 것. 최근에 오랫동안 키웠던 강아지 두 마리를 차례대로 보내고 엄마는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남은 강아지 두 마리는 보는 내가 정신 없을 정도로 엄청 깨발랄했는데 전보다 훨씬 얌전해졌다. 엄마는 사람들 앞에서 자신도 모르게 실언을 좀 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못했고 절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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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낙서장 2022. 11. 4. 18:55
음. 방금 '나는 원래 기록 남기기를 좋아하는 인간이었는데'라고 쓰려다가 원래라니 내가 언제부터 그런 인간이었나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진짜 그런가? 20대 언저리엔 그랬던 거 같기도 하다 (기억의 왜곡일 확률 매우 높음). 30대 초반까지는 블로그에 열심히(?) 일기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뭄에 콩나듯 기록을 남기는 편이고, 기록을 덜 남기니 자연스레 반추를 덜 하게 되고, 그로인해 좀 더 행복해짐을 체감한 뒤로부턴 남긴 기록도 안 보는 편이다. 머릿 속이 깨끗해짐과 동시에 지식도 많이 잃었다.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기록 남기기를 좋아하는 인간인가 아닌가?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내가 정하는가? 그럼 타인도 나의 기준에 동의하는가? 나의 기준은 얼마만큼 설득력이 있나? 이런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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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걸러내기의 곳통... (개솔)낙서장 2022. 7. 27. 19:24
사람들이 왜 리서치가 제일 ㅈ같다고 하는지 이제서야 깨달은 자... 그게 바로 나다. 말이 리서치지 통계학 배우는 것과 다름 없는 것 같은데 신뢰구간, 표준편차, P-value, IQR, RR, OR 등등... 몰라... 그냥 앞으로도 모르고 싶다고... 인간은 왜 이렇게 어려운 약어들을 창조해내길 즐기는 걸까? 죄다 변태인가? 인간 때문에 지구도 점점 뜨거워지고 초스피드로 오염돼가고 있는 마당에 이렇게까지 많은 인간들이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자잘한(?) 연구에 매달려야 하는가 현타도 온다. 하루가 멀다하고 끊임없이 쏟아져나오는 정보들 때문에 (검색도 제대로 안 되는) 검색 엔진은 또 왜 이렇게 많은 것이며, 이러니 사람들이 팩트 확인도 안 된 가짜뉴스에 쉽게쉽게 현혹되고 기업과 이해관계가 얽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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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과목 끝나다낙서장 2022. 6. 30. 13:04
아는 것도 없는 내가 무슨 마스터야 적어도 5년은 흘러야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마냥 생각했는데, 다들 하루라도 젊을 때 해야지 안 그러면 머리가 안 돌아간다고 하고, 생각해보니 멍청한(?) 내 친구도 나와 전공은 다르지만 마스터 공부 잘 끝낸 것 보면 생각보다 괜찮은 게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덜컥 등록 신청한 게 4개월 전인가 그렇다 (하지만 이 과정은 무조건 일과 공부 병행이라 중간에 포기한 사람도 꽤 많이 봤음). 그리고 어제 12과목 중에 드디어 한 과목을 끝냈다. 그동안 정말 마음이 너무 바빴다. 현재 주4일 근무하는데 나머지 3일(하루 7시간)을 친구 한 번 못 만나고 몽창 공부에 쏟아야 만족할 만한 아웃풋이 나올 텐데 앞으로 2년동안 이거 가능할까 싶다. 그래도 점수는 나왔고, 최고점은 아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