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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녀오고 뭐라도 남기는 글/2023 호주 2023. 5. 12. 03:18

    셋째 날은 친구가 인스타에서 핫하다는 블루보트 하우스 있다며 거기에 가보자고 했다. 헌데 아직도 이 장소가 왜 유명한지는 검색해봐도 딱히 잘 모르겠다. 단순히 사진이 예쁘게 나오기 때문이란 이유인가? 사람들이 여기서 사진 찍겠다고 긴 줄도 서는 것 같던데 도저히 모를 일이다. 왜??????? 정말 인생샷 건지는 이유가 다인 거야?????? 몇백 년 전에 지어져서 안에서 백골이 출토되고 그런 숨겨진 이야기는 없는 거야??????



    저거 외엔 주변에 아무것도 볼 것이 없다. 난 이제 인스타그래머도 아니고, 친구도 나도 인생샷 남기기에 열심인 타입이 아닌 아웃사이더들이라 사진만 대강 찍고 나왔다.
     
    인스타그래머블한 사진 하나 못 남겼지만 미련없이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이번엔 The Mint로 향했다. 
    조폐국 들어가기 전에 바로 앞 카페에서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이제 이 다음엔 지내 어딜 가봐야 잘 놀다왔다고 소문이 날까 검색하는데 때마침 hop on and hop off 빨간 버스가 우리 눈 앞을 지나갔다. 퍼스의 주요 관광지를 2시간에 걸쳐 둘러봐 주는데 중간에 아무 때나 내리고 다시 탈 수 있다. 가격은 45불인가 했던 것으로 기억.
    지붕 없는 2층 버스라니!!!! 나 36년 평생 살면서 그런 거 아직 안 해봄!!!!! 이 나이 먹고도 아직 안 해본 게 이렇게 많다니 넘나 설렜다. 그리고 2층 버스는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마치 영화 속에 있는 듯한 너낌이었다. 
     

     
    조폐국 건물 바로 앞에 골드 팝콘을 발견 후 눈이 휘둥그레진 호주인이 반겨주고 있다. 
     
     
    여차하면 나한테 금이라도 주는 건가? 어떻게 화폐를 주조하는지 공정이 자세하게 나와있나? 뭐 이런 궁금증을 안고 조폐국에 들어갔건만 그 이름에 맞지않게 보석상같은 느낌만 물씬났다.


    대체 뭘로 만들었는지 모르겠으나 캥거루 기념 주화는 오지게 비쌌고, 스와로브스키 매장에도 내가 못 사는 것들로만 한가득이었다. 
    그래도 평소에 조금 사고싶었던 스타일의 귀걸이($59)를 발견하여 구매했고 기분이 좋아졌다. 난 돈이 잠깐의 행복을 가져다 주기도 한다고 생각해. 
     

     
    빨간 버스가 올 시간이 되어 얼른 승차했다. 버스 안에 빨간 이어폰이 구비되어있는데, 버스 좌석 옆면에 꽂으면 자동으로 가이드 방송이 흘러나온다. 한국어는 12번이었다. 

    킹스파크에서는 내려다 보이는 스완강.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야자수들이 외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을 팍팍 준다. 
     

     
    뉘시죠? 나폴레옹이신가요?
     

     
    공원 갔다가, 쇼핑센터 갔다가, 학교도 지났다가, 시티로 돌아오기도 하고.
     

     
    크라운도 지나고.
     

     
    친구와 나는 킹스파크로 돌아와 스완강을 내려다 보기로 결정.
     

     
    요즘 나는 커피숍 갈 때마다 가명으로 살고 있다. 내 진짜 이름을 말해봐야 어차피 서로가 불편하니, 흔하고 발음하기 쉬운 이름으로... 그래서 이번엔 Emma가 됐음. 카페 종업원이 내 음료와 함께 '에마!!!'라고 외치자, 친구가 매우 의심스런 눈초리로 '니가????? 에마????? 왜??????' 하고 쏘아봤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엔 울버린 예정.
     


    기념품 가게에 들러 냉장고에 붙일 예쁜 자석도 사고.


    이런 풍경 넘모 조하.

    일하냐 퍼스 사람들아. 나는 놀러왔다. 후훗.

    올림픽대로가 생각나는 퍼스의 교통체증.

    도둑 그림 너무 귀야운 것 아니냐고.

    그리곤 멀지 않은 곳에 바오밥 나무가 있다길래 그곳으로 이동.

    기대했던 바오밥 나무는 무식한 사람들의 난도질로 몸 여기저기 이니셜이 새겨져 있었고. 반대편은 이렇게 흉터가 가득했다. 난 바오밥 나무가 애초에 왜 꼭 여기 있어야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사연을 읽어보니 엄청 먼 곳에서 몇시간에 걸쳐 운반돼오다가 생긴 상처들이라고 써있었다.

    바오밥 나무는 이 일을 기억할 것입니다…

    인간이 제일 랍빠,,,

    나같은 사람을 misanthrope 라고 하더라구…

    깎은지 얼마 안 된 잔디밭에 누워봤는데 폭신폭신하니 넘모 좋았다.

    고기 좋아하는 친구가 간만에 스테이크 먹고 싶다고 하여 저녁엔 레스토랑을 갔다. 일단 브루스게타 먼저 냠.

    와규랑 뉴욕 뭐시기를 시켰고 고기와 페어링 하기 괜찮은 와인도 한잔씩 시켜서 마셔봤다. $200 좀 넘게 나왔는데 이 가격에 이 정도 퀄리티면 괜찮은 것 같다. 추천.

    여행지에서 이런 거 시켜먹을 때마다 돈이 없어서 캔 콜라도 사먹을까 말까 엄청 고민하던 몇년 전이 떠오른다. 별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진 못했지만 남의 도움 없이 스스로 벌어먹고 살게된 현재에 감사한다.

    살아있어서 이런 것도 보고. 좋은 것도 먹고 입고.

     세상 좆같아서 하직하고 싶을 때도 꽤 있었는데 지금은 살아있어서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내 마음이 건강해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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