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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여기 깨어있기 - 법륜 스님읽고 뭐라도 남기는 글 2023. 4. 4. 23:21
이렇게 우리는 모래 위에 성을 쌓은 것처럼 불안정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자기 인생에 대해 어떤 확신도 없이 그저 가을바람에 휘날리는 낙엽처럼 살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 연습해 보세요. 오늘부터 남편이 하는 말, 아내가 하는 말, 자식이 하는 말, 부모가 하는 말을 듣다가 '다른 것은 몰라도 저것은 진짜 아니다.' 이런 생각이 들 때 한 번 "예" 해 보세요. 그러면 하늘이 무너지고 세상이 망할 것 같지만 한번 해 보면 아무 일도 없고 도리어 눈이 트입니다. 이것이 백척간두 진일보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스승이 있어도 알아볼 수가 없어요. 마치 눈을 감은 자가 세상이 어둡다고 탓하는 것과 같습니다. 등불을 아무리 켜놓아도 장님에게는 세상이 어둡습니다. '지금 내가 일으키는 생각은 대부분 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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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룰루 여행 2,3,4다녀오고 뭐라도 남기는 글/2022 호주 2022. 12. 23. 00:55
해가 저무니까 신기하게도 파티하던 온동네 파리들이 다 집으로 돌아갔는지 코빼기도 안 보였는데, 달이 뜨자마자 마치 계주 바통 터치하듯이 그 파리들의 빈자리를 모기가 메꾸기 시작했다. 바퀴벌레도 얼마나 많던지... 밤에도 꽤나 덥고 습해서 이불을 다 덮지도 못하고 햄버거에서 흘러나온 치즈마냥 다리 한 짝을 축 늘어뜨리고 잤더니 그 다리에만 모기가 잔뜩 물려버렸다. 잠자리에 든 건 자정 쯤이었는데 어차피 3시반 기상이라 잘 자긴 글렀다고도 생각했지만 누군가가 저 멀리서 통기타를 치며 노랠 불렀고 (로라...^^), 사정없이 뇌우가 쏟아졌다가 멈추기를 반복했고, 우리가 자던 천막 근처에 딩고라도 있는 건지 부스럭거리는 소리 때문에 체감상 30분 정도를 잔 것 같았다. 그래도 불만은 없었다. 왜냐면 이게 아웃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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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사랑하라카테고리 없음 2022. 12. 4. 21:52
이제서야 깨닫는 삶 자체를 사랑하라는 의미. 이십대 초반에 잠깐이나마 짝사랑했던, 꽤나 반짝반짝 빛나던 그 애의 추천으로 처음 알게된 영화 비포 시리즈. 싫증을 워낙 쉽게 느끼는 나라서 한 번 본 영화, 갔던 곳 또 가는 거 싫어하는데도 비포 시리즈는 꽤 여러번 봤다. 개중에서 비포 시리즈의 마지막인 비포 미드나잇은 충격적이라 (셀린과 제시의 현실적인 부부싸움이…) 별로 안 좋아했는데, 그럼에도 셀린 가족이 그리스에 놀러가서 작가들과 담소를 나누던 장면과 그때 오가던 말이 오랫동안 기억에 남았었다. 사람들은 평생동안 사랑을 찾아, 자신을 완성 시켜줄 누군가를 찾아다니지만, 삶의 의미는 사실 누구를 사랑하느냐 보다는, 삶 그 자체를 사랑하는데 있다는 대강 이런 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땐 그 의미를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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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룰루 여행 1다녀오고 뭐라도 남기는 글/2022 호주 2022. 11. 14. 22:32
비행기 창문 밖으로 슬쩍 보인 NT 땅은 확실히 듣던대로 모든 것들이 벌거죽죽했다. 친구와 잔뜩 상기된 얼굴로 젯스타에서 내리자마자 사막의 후끈한 열기가 온몸을 휘감쌌고 이내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더운 날씨는 질색팔색하는 나지만 '드디어 여행 시작이구나!' 웃음이 베시시 나왔다. 공항에 여행객들을 마중나와있던 가이드 로라는 우리의 이름을 체크하곤 어디서 왔냐고 반갑다며 시원한 악수를 청했다. 로라가 저쪽 트레일러에 짐을 실으면 된다고 검지손가락으로 가리킨 곳에는 다른 대형 버스들보다 훨씬 허름하고 아기자기한 봉고차가 서있었다. 왠지 재미난 일이 일어날 거란 직감이 왔다. 로라가 인심도 좋게 달걀 샌드위치같은 것을 만들어뒀는데 정말 맛있어서 허겁지겁 다 먹었다. 로라는 자기소개부터 남다른 사람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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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르시시스트낙서장 2022. 11. 4. 18:55
음. 방금 '나는 원래 기록 남기기를 좋아하는 인간이었는데'라고 쓰려다가 원래라니 내가 언제부터 그런 인간이었나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진짜 그런가? 20대 언저리엔 그랬던 거 같기도 하다 (기억의 왜곡일 확률 매우 높음). 30대 초반까지는 블로그에 열심히(?) 일기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가뭄에 콩나듯 기록을 남기는 편이고, 기록을 덜 남기니 자연스레 반추를 덜 하게 되고, 그로인해 좀 더 행복해짐을 체감한 뒤로부턴 남긴 기록도 안 보는 편이다. 머릿 속이 깨끗해짐과 동시에 지식도 많이 잃었다.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와서, 나는 기록 남기기를 좋아하는 인간인가 아닌가?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내가 정하는가? 그럼 타인도 나의 기준에 동의하는가? 나의 기준은 얼마만큼 설득력이 있나? 이런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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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걸러내기의 곳통... (개솔)낙서장 2022. 7. 27. 19:24
사람들이 왜 리서치가 제일 ㅈ같다고 하는지 이제서야 깨달은 자... 그게 바로 나다. 말이 리서치지 통계학 배우는 것과 다름 없는 것 같은데 신뢰구간, 표준편차, P-value, IQR, RR, OR 등등... 몰라... 그냥 앞으로도 모르고 싶다고... 인간은 왜 이렇게 어려운 약어들을 창조해내길 즐기는 걸까? 죄다 변태인가? 인간 때문에 지구도 점점 뜨거워지고 초스피드로 오염돼가고 있는 마당에 이렇게까지 많은 인간들이 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자잘한(?) 연구에 매달려야 하는가 현타도 온다. 하루가 멀다하고 끊임없이 쏟아져나오는 정보들 때문에 (검색도 제대로 안 되는) 검색 엔진은 또 왜 이렇게 많은 것이며, 이러니 사람들이 팩트 확인도 안 된 가짜뉴스에 쉽게쉽게 현혹되고 기업과 이해관계가 얽히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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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과목 끝나다낙서장 2022. 6. 30. 13:04
아는 것도 없는 내가 무슨 마스터야 적어도 5년은 흘러야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마냥 생각했는데, 다들 하루라도 젊을 때 해야지 안 그러면 머리가 안 돌아간다고 하고, 생각해보니 멍청한(?) 내 친구도 나와 전공은 다르지만 마스터 공부 잘 끝낸 것 보면 생각보다 괜찮은 게 아닐까? 하는 마음으로 덜컥 등록 신청한 게 4개월 전인가 그렇다 (하지만 이 과정은 무조건 일과 공부 병행이라 중간에 포기한 사람도 꽤 많이 봤음). 그리고 어제 12과목 중에 드디어 한 과목을 끝냈다. 그동안 정말 마음이 너무 바빴다. 현재 주4일 근무하는데 나머지 3일(하루 7시간)을 친구 한 번 못 만나고 몽창 공부에 쏟아야 만족할 만한 아웃풋이 나올 텐데 앞으로 2년동안 이거 가능할까 싶다. 그래도 점수는 나왔고, 최고점은 아니지..